코로나바이러스가 전세계인의 삶과 지금까지의 ‘상식적인 사고’를 송두리채 바꾸어 놓았다. 5월 28일 현재 확진자 숫자는 6백만명을 눈앞에 두고 있고, 35만명이 넘는 사망자를 낳았다. 이런 충격적인 상황을 누가 예상이나 했나? 작년까지만 해도 우리의 삶은 예측 가능한 수준에서 잘 유지되는 듯 했다. 고도로 발달한 과학기술과 의료, 경제발전은 그런 예상에 의문을 달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지금 그렇게 발달했다던 과학과 기술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 하나에 속수무책 무너지고 있다.
이것은 우리의 삶의 패턴을 바꾸어 놓을 뿐만 아니라 선교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선교 전략은 코로나바이러스 이전과 이후로 나뉠것이라는 극단적인 이야기도 나온다. 실제로 변화된 상황에서 기존에 해오던 선교 방법은 이제 더이상 활용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선교 전략에서 어떤 변화들이 일어날까?
- 단기선교 방법의 변화는 실제 성도들이 피부로 느끼게 될 가장 큰 변화가 될 것이다. 성도들이 직접 선교지를 가야 사역에 도움이 되고 잠재적인 장기 선교사의 헌신도 이끌어 낼 수가 있다. 선교 후원 작정도 단기선교가 큰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로 이동의 자유가 제한된 시대에도 전통적인 방법의 단기선교가 가능할까? 가능하지 않다면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런 변화들이 실제 성도들이 고민하고 앞으로 체감하게 될 가장 큰 변화가 될 것이다.
- 전도방법의 변화도 지혜를 구하며 추진해 나가야 할 영역이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사람간의 접촉으로 확산되는 것이라 직접 만나는 것이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사람을 만날 수가 없으니 복음을 전하는 것도 어렵고 그동안 해오던 선교활동도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미 타종교(이슬람, 힌두권등) 국가들 뿐만 아니라 종교 자유가 허락된 나라에서도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나 복음을 전하는 것은 점점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그래서 이런 상황에 맞는 비대면 전도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
- 선교사 중심의 선교 시대가 변할 것이다. 이미 이런 예측은 오래전부터 폭넓게 나오고 있었지만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계기로 그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측한다. 왜냐하면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여행의 어려움, 비자문제, 외국인에 대한 현지인들의 의식변화등이 두드러지게 드러나서 점점 외국인 선교사의 역할과 중요성이 감소하는 추세로 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대안은? 현지인 주도의 선교 시대로 가야한다.
단기선교 방법의 변화는 실제 성도들이 피부로 느끼게 될 가장 큰 선교 전략적 변화가 될 것이다. 전도방법의 변화도 지혜를 구하며 추진해 나가야 할 영역이다. 선교사 중심의 선교시대가 변할 것이다.
1. 단기선교의 변화
남침례교단 선교부는 미국에서 가장 많은 단기선교팀을 보내는 선교단체이다. 매년 20,000명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이후 모든 파송 일정을 취소했다. 매년 1만명 이상을 보내는 Assemblies of God 선교부도, 수천명을 보내는 다른 교단 선교부도 마찬가지이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는 전세계 90% 이상의 국가들 문을 닫게 만들었다. 들어가는 것은 물론 나오는 것도 어렵게 했다. 봄방학을 맞아 남미로 단기선교를 떠났던 일부 교회팀들은 공항이 폐쇄되고 국경이 봉쇄되면서 지금까지도 집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여행의 안전이 얼마나 보장될 수 있을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단기선교팀이 선교지를 가는것은 이제 당분간 어려운 시대에 접어 들었다. 그렇다면 단기선교팀이 해오던 역할을 어떻게 대체하느냐가 우리에게 남은 큰 숙제가 되었다. 사회종교학자 로버트 후드노우 박사에 의하면 선교활동의 20%가량이 단기선교팀에 의해 운영되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매년 160만명의 성도들이 단기선교를 가는데 그들을 통해 11억 달러 가량의 재정이 필요한 사역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단기선교 인력 자원이 감당해 오던 빈자리를 어떻게 메꿀것인가의 문제는 우리가 풀어야 할 긴급하고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그리고 일부 장기 선교사나 단체들은 단기선교를 잠재적 장기선교사 모집의 기회로 활용했다. 실제 장기선교사로 헌신한 사람의 100%가 단기선교 경험이 있는 것처럼 단기선교는 장기 선교사로의 헌신을 이끄는 중요한 가교 역할을 했다. 뿐만 아니라 재정적 후원에서도 단기선교는 좋은 도전의 기회였다. 로버트 후드노우 박사의 연구분석에 의하면 단기선교를 다녀온 성도들이 그렇지않은 성도들보다 5%더 선교 후원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단기선교의 중단 또는 축소는 인력과 재정의 감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미 선교 후원은 상당한 타격을 입고 있다. 경제적 불황으로 성도들과 교회의 수입이 줄어 들면서 선교 후원이 극단적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IMF를 맞았던 시기나 미국에서 911 테러가 일어났을 당시에도 선교 후원에 엄청난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는 그것들에 비할 수가 없는 충격을 받을 지도 모른다. 이런 변화들에 성도들을 어떻게 선교적으로 잘 교육시키고, 부족한 인력과 재정을 충당해 나가느냐가 풀어야 할 중요한 전략적 숙제가 되었다.
2. 전도 방법의 변화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의 가장 큰 특징은 사람간의 접촉을 멀리하는 것이다. 백신이 개발되어 보급이 된다해도 당분간 이런 행동지침은 유지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직접 대면 접촉이 어려운 시대에 어떻게 전도를 해야 하는가?
가장 큰 고민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 문제는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기 훨씬 이전부터 풀어오던 과제였고 과학기술의 발달로 그 문제는 상당부분 해결이 되고 있다. 이슬람권이나 강력한 힌두권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대면 전도가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그 상황에 맞는 전략을 개발하고 적용했던 것이다. 그중의 하나가 인터넷을 활용한 방법이다. 선교의 문이 닫힌 나라의 주민들은 오히려 더 은밀하게 채팅앱에 자주 접촉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런 특성을 이용하여 극단주의 이슬람 테러단체들은 조직원을 모집하고 운동을 확산하는 도구로 이것을 활용했다.
선교적인 차원에서도 이런 기술적 변화에 맞는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 한 단체의 경우 이미 20여년전부터 이런류의 방법을 선교적으로 활용하여 매우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지금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Zoom이나 구글의 화상 통화같은 도구들이 벌써 오래전부터 닫힌 나라들의 영혼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제자를 양육하는 도구로 활용되었다. 세상의 기업들이 이런 기술을 이용하여 사업을 확장하고 성공한다면 선교적인 차원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한 영역이라고 할 수가 있다.
이렇게 현대 사회의 발전된 기술을 활용하여 비대면 접촉으로도 선교가 가능하다는 것이 이미 입증된 만큼 선교사나 선교단체들은 더욱더 이 분야에 집중하여 선교 전략적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
3. 장기 선교사 주도 선교의 변화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낳은 큰 변화중 또다른 하나는 이동의 제한이다. 한창 바이러스가 전세계로 확산될 시기에는 전세계 90% 이상의 국가가 국경을 폐쇄하거나 항공편의 이착륙을 금지했다. 확산이 조금 누그러지면서 국가마다 재개방의 수순을 밟고 있지만 이전처럼 완전 개방까지는 몇년이 걸릴지도 모른다고 한다.
또 일부 국가에서는 외국인들의 거주비자를 취소하거나 행정명령을 통해 추방의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 비자 발급에서도 상당한 시간과 어려움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변화들을 볼 때 장기 선교사가 해외에 거주하는 것은 점점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이 된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인가? 현지인 성도들이다. 지금 전세계에는 상당수의 기독교인들이 나라마다 존재한다. 그들을 격려하고 민족복음화의 꿈과 비전을 심어주어 헌신하게 해야한다. 그리고 그들이 ‘현지인 주도의 선교 운동’을 일으키도록 도와야 한다.
많은 장기 선교사들이나 선교단체의 궁긍적인 목표는 현지인 주도의 선교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오랜 시간이 지나도 스스로 할 수 있는 역량이 만들어지지 않는 이유는 자립을 위한 전략의 부재일 수도 있다. 자립은 어느정도 안정된 다음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처음부터 해야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스스로 책임지겠다는 의식을 갖게해야 하고, 실수를 하더라도 스스로 결정하고 추진하도록 격려해야 한다. 현지인 성도들과 지도자들이 할 수 없는 영역, 영적인 훈련과 영성훈련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면 자국민 주도의 선교 시대는 열릴 것이다.
그리고 재정적인 자립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 재정적으로 자립하지 못하면 언제나 의존적인 공동체가 되고 자립 선교 운동이 사라질 수도 있다. 그렇기때문에 재정적인 자립은 처음부터 함께 진행해야 한다.
그 목표들은 단순한 공식에 의해서 성공하지 않는다. 경험있고 성공적인 사례들을 찾아서 시도해 보고 문화에 맞게 정착시켜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내가 만족하는 자립의 수준을 생각하지 말고 현지인들이 주도할 수 있는 수준으로 이끌어야 한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선교적으로 큰 충격을 주었지만 이것은 또다른 교훈도 주었다. 우리가 상상할 수도 없는 방향으로 세계가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변해야 할 부분은 과감하게 변화시키고, 위임해야 할 영역은 과감하게 손을 떼는 결단이 필요하다. 그리고 우리에게 지혜를 주시는 성령님을 의지해서 주님이 원하시는 선교 방법을 만들어가는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