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단기선교를 갈때 한국 음식을 많이 가져 갑니다. 선교지에 가면 입에 맞지 않거나 불결한 음식으로 인해 고생하는 경우가 많이 생기잖아요. 그래서 먹는 것만이라도 잘먹고 힘내자는 의도로 한국음식을 많이 가져가는데 또 너무 많이 가져가는 것도 좋지 않을것 같고… 단기선교 갈때는 무엇을 가져가고 무엇은 가져가면 안되는지요?

A: 단기선교 갈때는 우리를 위한 것은 아무것도 가져가지 마십시오.

얘기한대로 한국 음식을 많이 가져가는 동기는 잘먹고 힘내서 열심히 사역하자는 것입니다. 그러나 만나는 선교지의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미치기를 원하면 힘내는 것보다 안먹고 비실비실 하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저는 단기선교팀이 사역을 마치고 돌아가면 현지인 사역자들과 평가회를 갖습니다. 그때마다 항상 어떤 감동을 받았는지, 왜 그런 감동을 받았는지 물어 봅니다. 대부분의 사역자나 현지인 성도들의 공통적인 반응은 얼마나 훌륭한 프로그램이나 활동을 잘했느냐가 그들을 감동시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마음을 움직이는 메시지나 감동의 말씀을 나눈 것도 그리 오랫동안 남아있지 않습니다.

현지인들이 감동을 받는 이유는 단기선교팀이 와서 불편한 곳에서도 아무 불평없이 생활하는 것을 볼 때입니다. 먹기에 거북한 음식도 먹어 보려고 애를 쓰는 모습을 보면서 감동을 받습니다. 선교지의 환경이 우리에게는 견디기 힘들다는 것을 그분들이 먼저 압니다. 음식을 먹는 것이 죽도록 힘들다는 것도 그분들이 먼저 압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지인처럼 먹어 보려고 노력하고, 그분들처럼 살아 보려고 몸부림 치는 것에 감동을 받고 눈물을 흘립니다.

그리고 우리가 간과하는 것이 있는데 단기선교는 예수님의 성육신의 모범을 따르는 것입니다. 하나님이신 예수님은 왕으로 오셔서 최고의 대우를 받으며 이 땅에 오셨어야 할 분입니다. 그분은 온 우주 만물의 주인이십니다. 우리 식으로 표현하면 왕좌를 천국에서 직접 갖고 오셔서 왕으로 사시다가 가셔도 누구도 자격을 따질 수가 없는 분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인간의 가장 낮은 자리로 오셨습니다. 그곳에서 우리의 삶을 체휼하신다고 하십니다. 아프고, 고민하고, 힘들어 하는 우리의 인생속으로 들어 오셔서 우리와 함께 삶을 나누시다가 십자가에 죽으시고 부활하셔서 승천하셨습니다.

선교지의 모든 환경이 부족하고 우리에게는 마굿간 같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곳에 임할때 현지인들이 감동을 받습니다. 그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그들에게 메시지를 줄 수가 있습니다. 누구나 그렇지만 사람들은 말보다 행동으로 먼저 배우고 많이 배웁니다. 좋은것 아무리 많이 갖다 주고, 엄청난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했다 할지라도 우리의 삶을 통해 보여지는 것이 없다면 나만 만족하는 선교가 될 것입니다. 우리를 바라보는 현지인들은 그러겠지요. ‘누구를 위해 선교를 하나?’

내가 먹을 음식 하나도 갖고 가지 않으면 그분들의 삶 속으로 들어갈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분들은 그런 환경에서, 그렇게 먹기 힘든 음식을 먹으며 평생을 살아야 합니다. 그러나 단기선교 가는 사람은 길어야 몇주면 다시 집으로 돌아 옵니다. 군대식 표현으로 하면 ‘그 기간은 거꾸로 매달아 놔도 갑니다’. 언제 그분들의 삶을 체험해 볼 수가 있겠습니까? 어쩌면 평생 처음이자 마지막 경험을 하는 것입니다. 그것 한번도 못하고 무슨 세계를 위해 기도하고 열방을 맡겨 달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고단한 환경에서 생활해 보고 열악한 음식을 먹어봐야 돌아와서도 그분들을 위해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 알 수가 있지 않겠습니까?

이번 선교에도 그분들의 삶의 자리로 들어가 삶으로 말씀을 전하는 모든 분들이 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