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전도종족을 선교하려면 기존에 활용하던 방법과 다른 전략을 사용해야 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미전도종족은 어떤 이유에서든 선교하기가 어려워서 복음을 듣지 못한채로 남은 영혼들이었기 때문이다. 그 영혼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은 그동안 장애물로 남아있던 여러가지 요소를 뛰어넘는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그렇다면 그런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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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법번식(Multiplication) 및 확산 (딤후 2:2)
선교지에 복음이 뿌리를 내리도록 하는 결정적 요인중의 하나는 승법번식(Multiplication)입니다. 교회가 지속적으로 전도하고, 믿는 자들을 양육하고 훈련하여 또 다른 사람들을 위해 사역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한 영혼이 돌아오는 것이 놀랍고 귀중한 일이지만 장기선교 차원에서는 그것보다 영적 재생산이 일어나는 것에 더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그래서 선교단체에서는 일차적인 전도숫자, 결신자 숫자(가법번식, Adding)는 이제 통계로 처리하지 않습니다. 선교적 통계는 3세대까지 재생산한 제자(승법번식, Multiplication)를 통계로 잡고 있습니다.
승법번식(Multiplication)과 확산을 해야만 현재 남아있는 미전도종족을 선교할 수 있는 사역자를 충당할 수가 있습니다. 선교사 파송 국가에서 보내는 선교 인력만으로는 남아있는 모든 미전도종족을 전도할 수 없습니다. 선교지의 현지인 교회들을 선교 자원화하고 그곳에서 현지인 사역자들이 계속 나오게 해야 합니다. 그리고 현지인 교회가 또다른 미전도종족을 위한 선교센터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이런 목표를 가능하게 하는 전략은 승법번식(Multiplication)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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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립(Sustainable Church)
미전도종족을 규정하는 기준중의 하나는 ‘해당 종족이 영적으로 자립하여 스스로 전도하고 말씀을 가르치고 교회를 개척할 수 있느냐’입니다. 외부의 도움이 없이 이런 자립이 가능하다면 더이상 미전도종족으로 여기지 않습니다. 그렇기때문에 어떻게 자립을 시키느냐가 미전도종족 선교에서 중요한 목표입니다.
자립을 위한 전략중의 하나는 공동체의 규모를 작게하는 것입니다. 한 곳으로 집중하여 모으기 보다는 끊임없이 재생산하고 확산하여 공동체가 유기적이고 활동적으로 사역하도록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또한 선교사들의 자립 전략이 중요합니다. 오래된 선교지에 가보면 왕성했던 선교의 흔적은 있지만 기독교인은 찾아볼 수 없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이것은 자립 전략에서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인도 선교사 출신으로 선교인류학자인 폴 히버트 박사는 반얀나무의 특성을 인용하여 선교사들이 자신의 리더십을 이을 현지인 리더들을 키우지 않는것을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반얀나무는 엄청나게 크지만, 그 울창한 나무 아래에는 아무것도 자라지 못하고 나무가 죽은 후에도 그 땅에서는 잎을 내지 못하고 싹도 곧 말라 죽고 마는 땅이 되는 모습을 보면서 선교사들도 그렇게 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습니다.
현지인 주도의 사역이 뿌리내리도록 돕는 것은 중요하지만 쉽지않은 과제입니다. 그러나 세계 복음화를 성취해가는 기로에서 이 과제를 넘어가지 않으면 목표는 이루어지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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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너십(Partnership)
파트너십은 여러 지체가 주님께 받은 다양한 은사를 가지고 한 목표를 향해 한 몸으로 섬기는 것입니다. 부연하자면 각기 받은 은사를 최대한으로 개발하고 또 다른 은사를 가진 공동체나 구성원들과 합력하여 같은 목표(하나님 나라의 확장)를 향해 함께 사역하는 것입니다. 과거 교통과 기술이 크게 발달하지 않았을 때에는 미국에서 선교사를 파송할때 5가정을 한팀으로 만들어 파송했습니다. 그 구성원중에는 운전(또는 조종사)을 담당하는 사람, 요리를 담당하는 사람, 기술을 담당하는 사람, 의료를 담당하는 사람, 그리고 말씀을 가르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요리를 담당한 사람은 선교지에서 항상 요리만 했습니다. 그래야만 말씀을 가르치는 것이 가능하고 교회가 개척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인 전형적인 파트너십 의식입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한국 교회에 이런 파트너십 개념을 소개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민족적 특성이 서구 사람들의 그것과 다르기 때문에 해석의 뉘앙스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파트너십을 한다는 것은 같은 은사를 가진 사람들이 같은 역할을 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파트너십은 동등한 관계에서 협력하는 것이지 주종관계에 의한 일이 아닙니다. 서로다른 것을 귀히 여기고 주님이 주신 사명을 위해 하나의 온전한 몸을 이루도록 해야합니다.한국 교회 선교가 ‘무분별한 중복투자, 선교전략의 부재, 그리고 지역의 편재성’등으로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도 어찌보면 근본적인 원인이 파트너십의 부재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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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술(Orality)
복음을 전하는 도구로는 문서, 영화, 오디오등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현대 선교지에서 전도의 도구로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이 구술(Orality)입니다. 이것은 글이 아니라 스토리, 그림, 노래, 영상, 표시등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복음을 전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것은 비문자로 복음을 전하고 성경을 가르치는 것으로 스토리텔링은 그중의 한 방법입니다.
구술 문화권(Oral culture)에 속해 있다는 것은 문맹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정보를 습득하고 기억하는 방식을 말하는 것입니다. 한국인도 넓은 의미의 구술 문화권에 속한 사람들입니다. 전세계 인구중 67%가 구술(Orality) 방법에 의한 소통을 선호하고 있으며 미전도종족의 95% 이상이 구술(Orality) 문화권에 속한 사람들입니다.
사실 성경도 그 구성이나 전수 방식이 구술(Orality)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구술(Orality) 전략으로 복음을 전하고 말씀을 가르치면 선교지 영혼들이 좀더 쉽게 이해하고 오래 기억하게 만들며 삶에 구체적인 적용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 줍니다.
최근 남침례교단 선교부등 교회개척 사역에 집중하는 선교단체들의 연구에 의하면 오랫동안 서구 선교사들이 추구했던 선교 전략이 선교지 공동체의 자립을 가로막는 한 요인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론적, 논리적 교육에 익숙해 있던 서구 선교사들은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달랐던 선교지 공동체를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서구식으로 글자를 만들고, 그것을 가르치고, 책을 만들고, 교재를 발간하여 성경을 가르쳤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선교지 공동체는 서구 선교사들이 다르친대로 서구화한 것이 아니라 이론적, 논리적 교육방법을 버리고 다시 자기들의 방식대로 되돌아갔습니다. 그들은 글이 없어도 구술(Orality)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스토리로 우리보다 더 많은 정보를 기억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문화적으로 다른 그들을 우리식으로 바꾸려 했지만 역사가 지난후 그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것입니다.
지금은 미전도종족 선교뿐만 아니라 선교지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도구가 구술(Orality)을 통한 방법입니다. 그리고 미전도종족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그에 맞는 무기를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